바티칸 – 라오콘 군상, 팔라초 벨베데레 안쪽 입구 전경

압도적인 입구, 그리고 고통의 조각 – 라오콘 군상을 마주하다

바티칸 박물관 라오콘 조각 전시실 앞 전경

라오콘 군상이 전시된 바티칸 팔라초 벨베데레 내부 진입부, 입장객들로 가득 찬 전경

바티칸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넓고 질서정연한 중정을 지나게 됩니다. 그 뜰은 이미 압도적이지만, 진정한 진입은 그 다음부터입니다. 돌기둥 사이로 열리는 고전 양식의 아치, 그 틈 사이로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바로 그 입구, 돌기둥 위로 아치를 이룬 구조물 아래에는 한 점의 조각이 어렴풋하게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존재는 상상 이상으로 커지고, 입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숨을 고르듯 발걸음을 늦춥니다. 단지 조형물 앞에 선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과 절망, 저항과 숙명 앞에 선 듯한 느낌을 주는 바로 그 작품 – 라오콘 군상(Laocoön and His Sons)입니다.

라오콘 군상이란 무엇인가

라오콘과 그의 두 아들이 바다뱀에게 고통스럽게 얽혀 있는 모습을 조각한 이 작품은 고대 헬레니즘 조각의 정점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원작은 기원전 1세기 무렵의 것으로, 1506년 로마에서 발굴된 후 교황 율리오 2세의 명령으로 바티칸으로 옮겨졌습니다.

작품은 아게산드로스, 폴리도로스, 아테노도로스라는 로도스 출신의 세 조각가가 만든 것으로 전해지며, 지금도 원형 그대로 바티칸 박물관의 팔라초 벨베데레(Palazzo del Belvedere)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라오콘은 트로이의 사제였으며, 트로이 목마를 성 안에 들이지 말라고 경고하다가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됩니다. 결국 바다에서 보내진 두 마리의 거대한 뱀에 의해 아들들과 함께 처참히 목숨을 잃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입니다. 이 장면은 비틀리고 긴장된 신체, 고통의 표정, 역동적인 구도를 통해 극적인 순간을 조형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 조각은 단순한 미술 작품이 아닙니다. 인간 존재의 고통, 진실을 말하는 자의 운명, 불가항력적 신의 개입과 같은 고대 세계의 근원적 질문들을 돌 속에 각인한 비문과도 같습니다. 관람객들은 이 앞에서 흔히 말을 잃고, 오래도록 그 얼굴과 자세를 바라보게 됩니다.

원문 일부 출처: museivatican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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