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성경을 펼치면 글자의 위아래에 작은 기호들이 보인다. 이 기호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단어를 어떻게 낭송하고, 서로 연결하며, 어디에서 끊어 읽는지 알려주는 마소라 액센트이다.
그중 문장과 어구를 구분하는 기호를 분리 액센트라고 한다. 분리 액센트를 살피면 긴 히브리어 문장을 큰 단위에서 작은 단위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1. 분리 액센트는 어떻게 문장을 나눌까?
우리말의 쉼표와 마침표처럼 분리 액센트도 읽기의 경계를 표시한다. 그러나 모든 기호가 같은 크기로 문장을 나누지는 않는다. 어떤 기호는 절 전체의 큰 경계를, 어떤 기호는 이미 구분된 부분 안의 작은 어구를 나눈다.
분리 액센트는 단순히 강한 기호부터 찾아 자르는 방식으로 읽지 않는다. 큰 분절 영역을 먼저 확인하고, 그 안에서 작은 분절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분리 액센트에는 기본적인 등급이 있지만, 실제 분리력은 상위 액센트와의 관계 및 자신이 나누는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등급의 액센트라도 언제나 같은 크기의 구문을 나누는 것은 아니다.
2. 일반 21권의 분리 액센트
히브리어 성경 대부분에는 일반 21권의 액센트 체계가 적용된다. 욥기의 산문으로 된 앞뒤 부분도 이 체계를 사용한다. 분리 액센트는 기본적으로 네 등급으로 구분한다.
제1등급 · 가장 큰 분절 (2종)
| 이름 | 기능 |
|---|---|
| 실루크 (Silluq) | 절의 마지막 단어에 놓이며 절의 끝을 표시한다. 절 끝의 소프 파수크 ׃와 구별되는 액센트이다. |
| 아트나흐 (Atnach) | 많은 절에서 절을 두 개의 큰 부분으로 나누는 주요 분리 액센트이다. |
제2등급 · 주요 어구의 분절 (5종)
세골타(Segolta), 샬셸레트(Shalshelet), 자케프 카탄(Zaqef Qatan), 자케프 가돌(Zaqef Gadol), 티프하(Tipcha)
상위 분리 액센트가 지배하는 큰 영역 안에서 주요 어구를 구분한다.
제3등급 · 더 작은 어구의 분절 (5종)
레비아(Revia), 자르카(Zarqa), 파슈타(Pashta), 예티브(Yetiv), 테비르(Tevir)
이미 나뉜 영역 안에서 하위 어구의 경계를 표시한다.
제4등급 · 세밀한 분절 (6종)
파제르(Pazer), 카르네 파라(Karne Parah), 텔리샤 게돌라(Telisha Gedolah), 게레쉬(Geresh), 게르샤임(Gershayim), 무나흐 레가르메흐(Munach Legarmeh)
작은 어구의 내부 구조를 세밀하게 구분한다.
이렇게 일반 21권의 분리 액센트는 총 18종으로 정리할 수 있다. 등급은 기본적인 역할을 보여주지만, 실제 본문에서는 각각의 액센트가 어느 영역을 나누는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3. 시편·잠언·욥기의 시가 부분은 체계가 다르다
시편, 잠언, 욥기의 시가 부분은 일반 21권과 다른 액센트 체계를 사용한다. 특히 아트나흐의 등급이 달라진다. 일반 21권에서는 실루크와 아트나흐가 모두 최상위 등급이지만, 시가서에서는 실루크만 최상위 등급에 속한다.
| 구분 | 주요 분리 액센트 |
|---|---|
| 제1등급 | 실루크 |
| 제2등급 | 올레 베요레드, 아트나흐, 아즐라 레가르메흐, 레비아(조건에 따라) |
| 제3등급 | 레비아 가돌, 치노르, 레비아 카탄, 데히, 마흐파크 레가르메흐 |
| 제4등급 | 파제르, 아즐라 레가르메흐, 마흐파크 레가르메흐 |
| 특수 분리 집단 | 레비아 무그라쉬, 샬셸레트 게돌라, 마흐파크 레가르메흐 등 |
올레 베요레드와 아트나흐
올레 베요레드(Ole We-Yored, עולה ויורד)는 시가서의 중요한 분리 액센트이다. 올레 베요레드와 아트나흐는 기본적으로 같은 등급에 속하지만, 올레 베요레드가 아트나흐보다 앞서 주요 분절을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시가서에서는 아트나흐만 찾아 문장을 나누어서는 안 된다.
시가서의 일부 액센트는 자신이 나누는 영역에 따라 서로 다른 등급의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아트나흐 뒤에 나타나는 일부 분리 액센트는 일반적인 등급 체계와 구별되는 특수한 배열을 이룬다.
일반 21권과 시가서에는 서로 다른 분리 규칙이 있다. 본문을 분석하기 전에 어느 체계가 적용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4. 분리 액센트를 따라 읽고 사역하기
히브리어 문장을 번역할 때 단어의 뜻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단어가 앞의 말과 연결되는지, 뒤의 말과 연결되는지도 중요하다. 분리 액센트는 이 관계를 판단할 때 유용한 자료가 된다.
본문을 읽을 때는 먼저 절 전체의 큰 분절을 확인한다. 다음으로 각 영역을 나누는 하위 액센트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분절된 어구를 차례대로 사역(私譯)하여 원문의 구조를 확인한다.
다만 모든 절이 똑같은 수의 단계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분절의 깊이는 실제 본문의 액센트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분리 액센트는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어휘와 문법, 문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5. AETOV 히브리어 성경 연구 도구
AETOV 히브리어 성경 연구 도구는 분리 액센트에 따른 본문의 계층적 구조를 확인하고, 분절된 어구를 따라 사역하는 연구를 돕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분리 액센트를 읽는다는 것은 단어 사이에 쉼표를 넣는 일이 아니라, 히브리어 성경의 문장 구조를 읽는 일이다.
참고문헌
- Kogut, Simcha. המקרא בין טעמים לפרשנות. Jerusalem: Magnes Press, 1996.
- 권성달. 「성경 히브리어 액센트에 대한 고찰」. 『성경원문연구』 제23호 (2008): 103–121.
- 박영국. 「마소라 엑센트가 성경 해석에 미치는 영향: 21권에 있는 엑센트를 중심으로」. 목회학석사(M.Div.) 학위청구논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