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케돈 공의회(451년): 기독론 정립의 결정적 분기점

작성자: aetov.com | 원문 일부 출처: blog.naver.com/0216young

1. 역사적 배경: 에베소 이후 다시 흔들린 교회

431년 에베소 공의회에서 ‘Theotokos(하나님의 어머니)’라는 칭호가 인정되고, 네스토리우스가 이단으로 정죄되었지만, 교회 내부는 곧 새로운 논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알렉산드리아 학파를 중심으로 등장한 단성론(Monophysitism)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신성과 인성이 융합되어 단 하나의 본성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교회의 혼란을 가중시켰고, 449년 에베소에서 열린 ‘도둑 공의회’(Robber Synod)에서 단성론이 일시적으로 채택되면서 논쟁은 더욱 격화됩니다. 이에 황제 마르키아누스는 451년 칼케돈(현 튀르키예 이스탄불 인근)에서 새로운 공의회를 소집하게 됩니다.

2. 주요 인물과 입장

  • 마르키아누스 황제 & 풀케리아 황후: 공의회를 소집하고 정통 기독론 정립을 후원한 인물들
  • 교황 레오 1세: ‘레오의 서한(Tome of Leo)’을 통해 “두 본성, 한 위격”이라는 교리를 제시
  • 디오스쿠루스: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 단성론 지지자로, 이전 도둑 공의회를 주도
  • 플라비아누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로, 단성론에 반대했으며 도둑 공의회에서 순교함

3. 공의회의 전개

칼케돈 공의회에는 약 500명의 감독이 참석했으며, 이는 고대 공의회 중 가장 규모가 큰 회의였습니다. 회의에서는 먼저 ‘도둑 공의회’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디오스쿠루스를 파문합니다.

이후 교황 레오 1세의 서신이 낭독되며 “두 본성, 한 위격”이라는 표현이 교부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게 됩니다. 논의와 표결을 거쳐 마침내 칼케돈 신조가 공식적으로 채택됩니다.

4. 칼케돈 신조 원문 요약

칼케돈 신조는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위격과 본성에 대한 교리를 정리합니다:

“우리는 한 분이시며 동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한다. 그분은 신성과 인성을 지니시며, 신성에 있어서는 참 하나님이시고, 인성에 있어서는 참 사람이시며, 영혼과 육체를 지니신다. 그분은 본성에 따라 두 본성 안에서 존재하시되, 혼합되지 않고, 변화되지 않고, 나뉘지 않으며, 분리되지 않는다. 이 두 본성은 한 위격과 실존 안에서 연합되어 있으며, 결코 나뉜 두 인격이 아니라 하나의 동일한 아들, 독생하신 이, 하나님 말씀이다.”

이 고백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이 완전히 존재하면서도 하나의 위격으로 연합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5. 이전 공의회와의 차이점

니케아와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는 예수의 신성에 초점이 맞춰졌고, 에베소에서는 그 위격 통일성이 강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칼케돈에서는 “예수 안의 두 본성이 어떻게 하나로 공존하는지”에 대해 교리적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단성론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인성의 완전성을 훼손했고, 네스토리우스의 입장은 인성과 신성을 과도하게 분리했습니다. 칼케돈 신조는 이 양극단을 모두 거부하며 균형 잡힌 기독론을 확립한 것입니다.

6. 핵심 신학 쟁점: “혼합되지 않고, 나뉘지 않는다”

칼케돈 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의 두 본성이 “혼합되지 않고, 변화되지 않으며, 나뉘지 않고, 분리되지 않는다”(inconfusedly, unchangeably, indivisibly, inseparably)고 선언했습니다. 이 네 가지 부정 형용사는 공의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표현으로 남게 되었으며, 동방 정교회와 서방 교회가 모두 수용한 위대한 합의로 평가받습니다.

7. 교회사에 끼친 영향

칼케돈 공의회 이후, 이 신조는 로마 가톨릭, 동방 정교회, 대부분의 개신교 전통에서 정통 기독론의 기준이 됩니다. 그러나 디오스쿠루스를 지지하던 이집트·시리아·아르메니아 교회는 이를 거부하고 비칼케돈파 교회로 분리되었으며, 오늘날의 콥트교회, 시리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 등이 그 전통을 잇습니다.

칼케돈 공의회는 이후 기독교 교리가 철학적으로 정교해지는 계기를 마련했고, 중세 스콜라 신학과 종교개혁 신조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